1897년 봄날, 파리. 온갖 구경거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자선 행사. 이곳에 세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운명에 드리운 참혹한 비극의 그림자를 알지 못한 채.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병원. 누군가는 딸을 찾아, 누군가는 아내를 찾아, 그을린 시체들의 틈바구니를 헤맨다. 죽었다고 해도, 그 손을 놓을 수 없기에.

슬픔이 너무 큰 탓일까. 위숑 부인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계획한다. 정략결혼의 굴레에 갇힌 알리스의 마음엔, 미처 느껴보지 못한 무언가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테러범 수배 소식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알리스. 그녀에겐 어떤 비밀이 있나. 궁지에 몰린 아드리엔에겐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 설사 그것이 한없이 무모할지라도.

카미유의 실종과 남편의 과거가 아드리엔을 괴롭히는 가운데, 그녀의 필사적인 도주가 계속된다. 로즈는 절망 중 찾아온 새 생명에 마음을 다잡지만,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재에 숨겨진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한다. 아드리엔은 남편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빅토르의 누명을 벗기려는 알리스. 하지만 그녀가 맞선 권력의 무게는 가라앉은 진실만큼이나 거대하다. 한 남자가 로즈의 곁을 맴도는데, 베일 너머의 얼굴을 밝히려는 걸까.

단두대만 애타게 바라보는 알리스도, 총구 앞에 선 로즈도, 새장에 갇힌 삶으로 돌아온 아드리엔도, 이미 오래전에 목숨을 걸었다. 그래야만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