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도 마사미는 따분한 중년의 식당 매니저다. 여고생 타치바나 아키라도 그 식당에서 일한다. 마사미는 직원에겐 권위 없는 상사이고 불평하는 손님에겐 굽신거리기만 한다. 일을 제대로 못 하는 곤도를 바라보는 아키라의 눈빛은 날카롭다. 곤도는 아키라가 자신을 경멸하자 낙심한다. 둘의 눈이 마주쳤을 때 그들의 인생은 생동감 있게 변하기 시작한다.

손님이 놓고 간 물건을 되돌려 주려고 뛰었다가 다리를 다친 타치바나는 잠시 일을 쉬고 있다. 타치바나는 부상보다 곤도가 자기를 만졌을 때의 느낌을 더 많이 생각한다. 한편 타치바나가 가든에 나오지 않는 동안 곤도는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다. 곤도의 예상치 못한 방문으로 그 둘이 있게 됐을 때 타치바나는 갑자기….

타치바나가 곤도에게 감정을 말하지만 곤도는 그것을 사랑의 고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타치바나는 육상부 후배와 제일 친한 친구 하루카와도 잘 어울리지 못해 우울하다. 곤도에게 다시 감정을 표현한다. "당신을 좋아해요." 곤도는 드디어 자신을 향한 이 17살 소녀의 순수한 감정에 반응하며 말하기 시작한다.

타치바나는 곤도와 데이트할 생각에 들뜬다. 하지만 카세에게 곤도에 대한 감정을 들키게 된다. 카세는 비밀을 지켜주는 대가로 타치바나에게 데이트를 요구한다. 카세와 마음이 내키지 않는 데이트를 하는 타치바나. 카세는 타치바나에게 곤도와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드디어 곤도와 데이트하는 날이 왔다.

타치바나는 유토를 데려다주러 곤도의 집에 간다. 하지만 집이 비어서 유토와 함께 곤도를 기다리게 된다. 그의 방엔 많은 책과 반쯤 쓰다 만 소설들이 있다. 그걸 본 타치바나는 곤도의 다른 면을 알게 돼 가슴이 설렌다. 곤도의 발소리가 들리자 유토는 곤도를 놀라게 해주자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타치바나는 옷장 속에 숨는데….

찌는 듯이 무더운 여름방학.타치바나는 보충 수업을 듣다 육상부 주장인 하루카를 마주친다. 둘은 아주 오랜만에 함께 등교한다. 하루카는 둘의 우정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말을 꺼내기 전에 버스는 학교에 도착하고 각자 갈 길을 간다. 타치바나는 갑자기 비가 내릴 때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곤도를 만난다.

곤도는 대학 친구인 치히로가 일하면서 쓴 소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타치바나는 곤도와 가까워지려고 그 책의 주제에 관해 어렵게 말을 꺼낸다. 들뜬 타치바나와는 달리 곤도는 우울하다. 그는 타치바나를 무시한다. 하지만 감기에 걸려 앓고 있는 곤도를 생각하던 타치바나는 태풍이 몰아칠 때 어떤 결정을 한다.

곤도는 태풍이 불던 날 타치바나를 포옹했다. 그러나 곤도가 둘의 사이가 친구라고 하자 타치바나는 우울하다. 타치바나는 자기들의 관계를 우정에서 로맨틱한 관계로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어느 날 '라쇼몽'에 관한 서로의 생각을 말하다 타치바나는 깨닫는다. 그리고 상황을 바꿀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과감한 행동을 한다.

타치바나는 하루카를 여름 축제에 초대한다. 이전처럼 잘 어울리지만, 억눌린 감정 때문에 싸움하게 되면서 그 시간은 짧게 끝난다. 한편 곤도는 10년 만에 치히로를 만나서 학교 다닐 때 소설을 쓰던 추억을 떠올린다. 곤도는 친구를 마주했지만 타치바나는 등을 돌린다. 그 둘은 다른 고통을 지닌 채 가든에서 만난다.

곤도가 타치바나에게 친구로 책을 추천해준다는 구실로 함께 중고 도서전에 갔다. 하지만 곤도는 너무 들떠서 타치바나를 무시한다. 그는 항상 문학에 빠져서 그것을 좇다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입힌다. 곤도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이 싫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타치바나는 곤도를 빤히 응시하면서 말하는데….

가을 한가운데 육상팀에서 한 학생이 화제가 된다. 이 학생은 타치바나와 똑같은 부상을 입었다가 복귀에 성공한 선수다. 하굣길에 타치바나는 비를 피하던 하루카를 지나친다. 하루카는 타치바나를 놓치자 과감한 행동을 한다. 한편, 곤도는 치히로와 대화한 후 소설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다. 타치바나와 곤도. 이 진흙길에서 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까?

방과 후 복도엔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가 가득하다. 젊음의 따뜻한 가슴이 찬 공기를 덥게 한다. 타치바나는 자기만 혼자 남겨진 채 모든 것이 변했다고 느낀다. 곤도는 레스토랑과 본사 일로 바쁘고, 밤엔 원고 작업을 한다. 타치바나와 곤도는 서로를 생각한다. 그들의 생각은 교차하고, 둘의 앞날에 무언가 기다린다.